1층의 응접공간에서 2층의 주거공간으로 올라왔다. 확실히 주거공간은 응접공간과 달리 약간 소박하다는 느낌을 주었으며, 한편으로 옛날 북독일의 백작가문들은 그렇게 발달된 미적 감각을 갖고 있지는 않았구나 하는 사실이 문득 느껴졌다. 공간이 넓긴 해도 소파나 벽지를 비단으로 만들었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방을 신경써서 꾸몄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솔직히 내 지도교수님 댁의 세심하게 가꿔진 여러 방들보다도 못해보였던 것이다. (내 지도교수님은 판사에 교수를 겸한 분이시고, 사모님도 의사로 돈을 잘 버는 분이신데다, 자식도 워낙 많이 낳으셔서 내 지도교수님 댁은 그야말로 으리으리한 '저택'인 것이나 마찬가지이다.)